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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No.1 노동건 “언젠가 성룡이형을 파주에서 만나는것이 목표다”

2016.01.15 | VIEW : 6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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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수원삼성의 골키퍼는 상징성이 큰 자리였다. 수원 주전 골키퍼가 되면 국가대표 골키퍼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관심의 대상이었고, 부담감 또한 컸다. 이운재, 정성룡 등 국가대표 넘버원 골키퍼가 수년간 수원의 골대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2011년부터 5년동안 골문을 지켰던 정성룡이 일본으로 떠났다.


“그동안 성룡이형이 앞에 있어 항상 듬직했는데, 이제 그 역할을 내가 해야 생각하니까 솔직히 부담도 된다. 그렇지만 작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경기를 뛰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겼다. 작년에는 성룡이형이 없을 때만 잠깐 뛰었기 때문에, 형한테 누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라 부담감도 컸었다. 듬직했던 형이 더 이상 없는 건 안타깝지만 이제 수원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경기장에 들어가고 싶다. 긴장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설렌다”


지난 2년간 정성룡의 뒤엔 노동건이 있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노동건은 야심차게 수원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에게 정성룡은 높은 산이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차출될 만큼 인정받는 그였지만, 수원에선 항상 2인자였다. 입단 첫 해인 2014년에 4경기(리그)에 출전했다. 골키퍼치곤 적지 않았지만 만족할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특히 팬들의 주목이 가장 컸던 2014년 홈 마지막 경기 전북전에서의 실수가 가장 뼈아픈 기억이었다. 1-1 균형을 이루던 후반 44분, 상대방의 슈팅이 수비수 발에 맞고 노동건에게 향했다. 공을 잡으려던 노동건은 갑작스럽게 자세를 바꿔 공을 흘려보내 코너킥을 줬다. 그리고 이내 그 코너킥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노동건은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공을 잡으려고 했는데, 어디선가 ‘잡지마!’라는 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렸다. 당시엔 백패스로 오해 받을 수 있어 우리팀 수비수가 소리친 줄 알았다. 그래서 공을 흘려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북쪽에서 그렇게 소리 쳤더라. 그날 경기 이후 너무 죄송해서 일주일간 잠을 못잤다” 그 이후 노동건은 절치부심했다. 작은 실수 하나가 승부를 결정짓는 골키퍼라는 자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노동건은 2015년에 지난해엔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정성룡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고, 8월 달엔 기초 군사훈련을 위해 떠나면서 ACL 포함 21경기를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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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막전을 3일 앞두고 성룡이형이 부상을 당했다. 경기가 한창 몰려있던 시즌 초반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15경기 정도 연속으로 출전하다 보니 ‘이것도 결국 내가 10년 이상 해왔던 똑 같은 축구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조금씩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 덕분에 하반기에 성룡이형이 훈련소에 입소하면서 기회가 다시 왔을 때는 보다 준비한 상태에서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실점 경기는 쉽지 않았다. 주전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수비불안의 영향도 있었지만, 만족할만한 방어력을 선보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작년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출석체크’였다. 출석도장을 찍듯이 1경기 꼭 1실점을 한다는 의미였다. 속상하기도 하고 스스로 답답하기도 했다”. 노동건은 그 이후 인터넷 댓글 보는 것을 끊었다. 대신 무실점 경기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욱 땀 흘리기로 했다.


노동건의 땀은 결실로 이어졌다. 본인의 첫 무실점 경기를 치른 것. 지난해 8월 포항에서 펼쳐졌던 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노동건은 첫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특히 기세가 좋던 포항 공격진들의 슈팅을 연이어 막아냈다. “첫 무실점 경기였다. 팀이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0-0으로 비긴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골키퍼의 역할이 그런 것 같다. 그 경기에서도 내가 1골을 허용했으면 0-1로 패배했을 것이다. 세이브도 몇 차례 있었고 첫 클린시트로 팀의 패배를 막은 것 같아 뿌듯함과 보람이 컸다”


올 시즌 노동건은 달라진 모습을 선보일 것을 각오하고 있다. ‘기회’를 잡을 적기라는 것이다. “K리그에 국가대표급 골키퍼가 대부분 빠져나갔다. 올 시즌은 나에게 기회의 1년이 될 것 같다. 작년에 경기도 많이 소화했고, 어느덧 프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시즌엔 노동건이라는 이름에 강한 임팩트를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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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수원삼성의 등번호 1번을 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성룡이형만큼 든든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팬들도 나에게 아직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원삼성의 등번호 1번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팬들이 인정할 때, 그때 당당하게 1번을 물려받고 싶다”


끝으로 노동건은 “성룡이형과 이번 겨울을 마지막으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곳은 파주(국가대표팀 숙소)였으면 좋겠다. 재미있을 것 같다. 수원에서만 함께 생활하다가, 태극마크를 달고 만나면 새로운 느낌일 것 같다. 언젠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더욱 땀 흘려 준비할 것이다. 팬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