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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염기훈,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수원이다”

2016.01.14 | VIEW : 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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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수원이에요. 포기하지 않습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걱정의 소리도 많지만 수원을 2년 연속 주장으로 이끌었던 ‘캡틴’ 염기훈의 각오는 남달랐다. 힘든 상황에서도 ‘그래도 수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슴에 새겼다. 지난 6일부터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염기훈을 남해에서 만났다.


염기훈도 팬들의 우려와 서정원 감독의 아쉬움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얼마 전 서정원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새 팀을 짜는 것 같다’고 말씀 하셨더라. 3년 동안 감독님이 본인만의 스타일로 팀을 만들어 와서 이제 거의 완성되기 직전에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빠져나갔으니 아쉬움이 더 크실 것이다”


하지만 염기훈은 ‘수원’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믿고 있었다. 분명히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은 있지만 이 정도의 겨울바람으로 흔들릴 뿌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수들이 빠져나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나간 부분은 잊고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라며 “작년에도 시즌 전 많은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위기를 넘었던 경험을 올해 다시 한 번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작년에도 수원의 겨울은 풍요롭지 않았다. 중원의 기둥이었던 주축 미드필더 김두현이 이적했고, 무엇보다 주장 염기훈의 재계약마저 쉽게 성사되지 않으면서 동계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염기훈, 이상호, 곽희주 등 노장 선수들과 권창훈, 연제민, 구자룡 등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성과를 만들었다. 염기훈은 이렇게 만들어진 수원의 저력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위기의식을 가져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주눅들 것은 없다. 아무리 위기라고 해도 우리는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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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서)정진이 임대가 결정되고 나서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아서 이야기를 했다. 여기에서 (선수가) 더 나갈 수도 있고 보강이 거의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있는 우리는 그런 각오로 이번 겨울 훈련을 하자”라며 “보강이 없다는 것은 외부에서 분명 우려할만한 요소지만 오히려 내부에서는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이번 시즌 다른 것 볼 것 없이 나만 열심히 하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선수들이 나간 이후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써부터 신인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 몸을 던지며 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는 부분이 피부로 느껴진다”


염기훈이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또 있었다.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췄던 공격수들이 빠져나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며 “산토스, (이)상호, (권)창훈이 등 작년에 주전으로 뛰었던 공격수들이 남아있어 호흡이 좋다”라고 말했다. 백지훈, 박현범 등 수원에서 다년간 활약한 미드필더들도 공격에 힘을 불어넣는다.


미드필드진에는 임대에서 복귀한 이종성, 김종우 등도 보강됐다. 염기훈도 “임대를 갔던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왔다는 점에서 다른 신인들과는 무게감이 확연히 다르다. 경기를 꾸준히 뛰었다는 점에서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FC에서 임대생활을 거친 이종성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종성이는 우리팀에 필요한 유형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수비력도 있고 패싱력도 좋다. (김)은선이와 (조)성진이 (조)지훈이가 군대에 입대한 상황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위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수원이지만 주장 염기훈은 오히려 단단해지고 있었다.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다. 그래도 상대팀은 우리가 ‘수원’이라는 것만으로 움츠러든다. 우리는 작년 최다득점 팀이고 한 방이 있는 팀이다”라고 말하며 “어차피 이 멤버로 가야한다면 더 이상 앓는 소리 하지 않겠다. 경기장에서 뛰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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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베스트 11만 놓고 붙는다면 우리도 다른 어느 팀과 붙어도 밀리지 않는 멤버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ACL을 병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살인적인 경기일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선수들의 피로와 부상이 변수라고 본다. 결국 뒤에 있는 어린 선수들이 그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주느냐에 따라 시즌의 성패가 달려있다. 경기 수가 많은 것이 팀에 있어서는 어려운 점이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그것이 성장의 기회가 되는 부분이 있다”


염기훈은 신범철 골키퍼 코치가 선수들에게 전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어제는 훈련시간에 신(범철)선생님이 신인들에게 ‘너희들은 다른 것 생각하지 말고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오직 죽을 때까지 뛴다는 생각으로만 훈련하라’ 고 하셨다. 얼핏 들으면 단순한 말씀이지만 그 속에 우리가 이번 시즌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던 인천이나 성남의 돌풍은 결국 젊은 선수들의 왕성한 활동량과 이를 조율해줬던 노장들의 경험이 시너지를 낸 덕분이었고 생각한다. 우리라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본다”


“벌써부터 이번 시즌 목표를 주변에서 많이 묻고 계신다. 냉정한 머리는 일단은 현실적으로 상위 스플릿 진출부터 한 후 다음 목표를 생각하자는 대답을 준다. 하지만 내 내면에서는 뜨거운 가슴이 우리도 이번 시즌 한번 사고를 쳐보자는 울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추위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체온을 나누는 것이라고 했던가. 추운 겨울 속에서 수원은 염기훈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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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염기훈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에요. 제가 남아 있잖아요(웃음). 지켜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