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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버드에 등장한 텐트’ 레트로유니폼은 왜 수원 팬들을 열광하게 했을까?

2015.05.16 | VIEW : 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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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윙즈미디어=수원] 빅버드 광장의 대기행렬, 오직 수원삼성만이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수원삼성블루윙즈는 창단 20주년을 맞아 창단 년도인 1995년에 착용했던 유니폼을 그대로 복원한 레트로(Retro) 유니폼을 발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995벌 한정 제작된 레트로 유니폼은 지난 8일 오후 4시부터 구단 공식쇼핑몰인 블루포인트(www.bluewingsshop.com)를 통해서 판매되었고 온라인 1차 판매 분량이 판매 시작 3분 만에, 2차 판매 분량도 28분 만에 동이 났다.

 

온라인 판매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지만 이는 레트로 유니폼에 대한 열기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본 전투는 1차 오프라인 판매일 전날인 15일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판매예정시간보다 13시간 전인 저녁 9시 무렵부터 유니폼 구매를 위해 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패딩점퍼, 돗자리, 침낭은 기본이었고 낚시의자와 텐트까지 등장했다. 밤 기온이 전일대비 7도나 떨어진 10도였으나 팬들의 열정을 식히기에는 부족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대기행렬은 새벽150, 3100, 6200, 8300명을 돌파했다. K리그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렇듯 레트로 유니폼에 대한 구매욕을 강하게 끓어 올린 것이 무엇이었을까? 밤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팬들의 인터뷰를 통해 용비늘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성, 1995벌 한정판의 희소가치 등의 요소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오프라인 대기행렬사태는 수원삼성 팬들의 단순한 구매욕 이상의 소유욕에 기인했다. 레트로 유니폼을 구매함으로서 팀의 역사와 함께했음을 기념하고자 했던 것이다. 유니폼을 구매하기위해 새벽 2시부터 대기에 참여한 이석환씨(34)이번 기회에 유니폼을 갖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2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레트로 유니폼인 만큼 꼭 간직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하며 레트로 유니폼 소장의 중요성을 표현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은 전날 9시에 블루포인트 매장 앞에 도착해 텐트설치하고 하룻밤을 보낸 한 팬이었다. “수원삼성은 20년을 함께한 제 고향 팀이에요. 떨어지기 싫고 항상 가까이 하고 싶은 존재이고 1995벌 밖에 없다는 희소성이 꼭 갖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했어요. 레트로 유니폼을 만들어주고 항상 저와 함께하는 수원삼성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수원삼성과 아디다스코리아(대표이사: 쟝 미쉘 그라니에)가 손잡고 탄생시킨 레트로 유니폼 발매는 기획부터 판매까지 국내프로스포츠 역사의 길이 남을 혁신이다. 수원 구단은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긴 준비기간 동안 신경을 쏟았다. 특히 K리그의 스토리가 주요 화두인 점을 정확히 공략했다. 수원삼성 20년 역사의 흐름을 대표할 수 있는 김호 초대감독, 박건하, 서정원, 고종수, 곽희주, 권창훈을 유니폼 모델로 발탁하면서 한 장의 유니폼만으로도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구단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결과가 이루어질 순 없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수원삼성의 팬들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수원삼성 팬들은 다음날 오후 2시 제주유나이티드전이 있음에도 밤을 지새우며 그들만의 불금을 보냈다. 새벽 4시 성남에서 달려온 심용현(49)씨는 날씨가 춥기도 하고 배도 고팠지만 제 순번표를 받고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추위와 배고픔은 싹 잊혀 졌습니다(웃음). 온라인 매진부터 오늘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사태는 오직 수원팬들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고 하며 수원팬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수원삼성이었기에, 수원삼성의 팬들이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더욱이 구단의 계획과 대비도 훌륭했다. 운영직원이 수시로 확인하며 끼어들기 및 자리 맡기를 방지했으며 순번이 지나면 구입을 불가하게 하여 타 구매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추운 날씨 속에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컵라면과 따듯한 캔 음료 등을 제공했다.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레트로 유니폼에 대한 팬들의 열정과 구단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1차 오프라인 판매는 구단의 세심한 배려 속에 마무리 될 수 있었다. 수원삼성구단은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추후 공지를 통해 2차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블루윙즈미디어(수원)=박치언, 사진=블루포토 홍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