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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첫번째 ‘수원 더비’에서 신승

2005.10.26 | VIEW : 4337

수원 삼성, 첫번째 ‘수원 더비’에서 신승
FA컵 우승을 향한 첫발을 딛은 선수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사상 최초로 치러진 ‘수원 더비’의 승자는 수원 삼성이었다.

수원 삼성은 26일 오후 3시 파주 NFC에서 열린 FA컵 32강전 수원시청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올해 FA컵 최초의 더비 매치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미 지난해 FA컵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인천 한국철도가 맞붙으며 FA컵 사상 첫번째 더비 매치를 성사시킨 이래 이번은 공식적으로 두번째 더비였다. 특히 수원 삼성은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기 때문에 FA컵에 모든 것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

선수 구성 면에서는 수원시청은 수원 삼성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3-4-3 포메이션의 수원 삼성은 김동현, 김대의, 안효연, 최성용, 곽희주, 이운재 등 국가대표급 선수를 대거 출전시켰고 최근 부상에서 컴백한 김남일과 김진우까지 선발 출장시키며 승리에 대한 강력한 집착을 보였다.

반면 수원시청은 이용우, 정정용, 고재효를 주축으로 대어잡기에 나섰다. 수원시청의 김창겸 감독은 이기부, 김한원 등 팀의 에이스 선수들을 대기 명단에 두는 전략적인 경기를 펼쳤다. 강한 수비에 기반을 둔 철저한 역습으로 상대를 공략한 뒤 에이스들의 투입으로 끝을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수원시청, 기선을 제압하다

수원시청의 의도는 그대로 들어맞았다. 올 시즌 K2 전기리그 우승과 컵대회 우승의 2관왕에 빛나는 수원시청은 예의 뛰어난 조직력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며 수원 삼성을 압도했다. 이영균, 김동진 등으로 구성된 수비라인의 탄탄함도 돋보였다. 그들은 선발로 출장한 김동현을 꽁꽁 묵었고,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수원 삼성의 2선 침투를 무력화시켰다. 전반 27분 김남일이 슈팅을 기록하기 전까지 수원 삼성은 변변한 공격 한번 만들지 못했을 정도.

수원시청은 전반 35분 이기부를 투입하며 첫 번째 카드를 띄웠다. 이기부는 플레이메이커로 팀의 공격을 전두지휘했다. 이후 전반이 끝날 때까지는 수원 삼성과 수원 시청이 공방을 주고 받는 양상.

후반 들어 수원 삼성은 안효연을 대신해 산드로를 투입하며 전술을 3-4-1-2로 바꿨다. 보다 집중적인 공세를 퍼붓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의도였다. 수원 삼성은 후반 6분 김남일의 프리킥을 받은 산드로가 문전에서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슈팅을 날려보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수원시청은 후반 7분 드디어 K2리그 득점왕 김한원을 투입했다.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돋보이는 김한원을 활용해 골문을 열겠다는 의도였다. 수원 역시 김남일을 빼고 개인기량이 탁월한 이따마르를 투입했다.

김동현의 헤딩 슛과 수원 시청의 위협적인 돌파로 한번씩 공격을 주고받던 후반 20분, 드디어 골이 터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선제골은 수원시청의 몫이었다.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재빨리 올리자 공격에 문전에서 김한원이 골로 연결시킨 것이다. 너무나 기습적인 공격이었던지라 수원 삼성 선수들은 반응도 하지 못한 채 당하고 말았다. 수원시청이 대이변의 주인공에 한발 다가서는 순간이었고, 수원 삼성은 이변의 제물이 되는 듯 했다.
수원 삼성, 첫번째 ‘수원 더비’에서 신승
선발로 출장, 60여 분을 소화한 김남일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종료직전 터진 수원삼성의 극적인 동점골

수원 삼성은 실점 이후 대공세에 들어갔다. 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곽희주가 헤딩 슛으로 골을 터트렸지만 박건하가 앞서 파울을 범해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32분 차범근 감독은 이병근과 김진우를 빼고 마토와 장지현을 투입하며 공격에 보다 비중을 뒀다. 평소 수비를 보던 마토는 왼쪽 윙백으로으로 기용됐고 최성용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킥이 정확한 장지현은 중앙에서 볼 배급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장지현은 투입되자마자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러나 장지현은 그 상황에서도 경기를 뛰는 눈물 나는 투혼을 발휘했다.

수원 시청은 김광민을 투입하며 수비를 탄탄히 했다. 남은 시간 확실히 1점을 지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러나 카운터 어택의 날카로움은 죽지 않았다. 전원 수비에 들어갔던 수원시청은 38분 마토의 실수를 틈타 김한원이 돌파한 뒤 날린 슈팅이 크로스 바를 살짝 넘어가며 다시 한번 수원 삼성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44분에 터진 김한원의 중거리 슈팅은 골 포스트 옆을 살짝 지나가기도.

종료가 다가오며 수원시청이 대이변을 이루는 듯 했던 순간, 수원 삼성은 극적으로 회생했다. 이따마르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수비 둘을 차례로 돌파해 들어가 뒤로 내준 것을 쇄도해 들어온 김대의가 밀어넣으며 득점을 올린 것이다. 수원 삼성 벤치, 구단 관계자, 50여 명의 서포터들 모두 환성을 지르는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원 삼성은 종료 직전 전원 공격에 가담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연장전 전반에도 수원 삼성의 위기는 계속됐다. 교체되어 들어간 김명한의 돌파에 이어 정재윤이 찬 슈팅이 오른쪽 골 포스트 옆을 살짝 스쳐 지나갔다. 모든 관중들이 긴 탄성을 내 지르는 순간이었다.

연장 후반 들어서는 수원 삼성의 공세가 계속됐다. 연장 후반 5분 이따마르의 크로스를 마토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헤딩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뒤이은 코너킥에서는 박건하가 헤딩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 바 위를 살짝 넘어갔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김도근의 정확한 프리킥에 이은 산드로 헤딩 슛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는 수원시청의 골키퍼 김지운이었다.
수원 삼성, 첫번째 ‘수원 더비’에서 신승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김대의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이운재, 경험으로 수워을 구하다

후반 종료 직전 수원시청 김창겸 감독은 드라마틱한 골키퍼 교체를 단행했다. 승부차기를 대비한 교체였다. 김지운을 대신해 승부차기에 능한 장신의 한상수를 투입한 것.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수원 삼성과 수원 시청은 운명의 시간을 맞이해야 했다.

수원 삼성과 수원시청은 첫번째 키커부터 세번째 키커까지 모두 여유롭게 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수원시청의 한상수는 모든 슈팅의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려 승부차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수원 삼성 선수들의 킥이 모두 구석으로 정확히 향해 막지는 못했다.

수원 삼성의 네번째 키커는 김대의였다. 오른쪽 구석을 향해 찬 김대의의 킥은 한상수의 손을 스쳐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시청은 김광민이 나섰다. 하지만 경험의 이운재는 김광민의 킥을 정확히 읽고 막아냈다. 그때까지 슈팅 방향을 한번도 읽지 못했던 이운재지만 결정적인 순간 또 한번 한 수 앞서 읽어나간 것이다.

수원은 다섯번째 키커 이따마르가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고 승부차기에서 5대3 승리를 거두며 진땀 나는 승리를 거뒀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수원시청은 멋진 경기를 보여주며 K2리그의 저력을 과시했다. 수원시청의 김창겸 감독은 “골리앗을 잡기 위해 선수들과 많은 준비를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무너졌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친 만큼 어떤 후회도 없다. K2리그 통합 챔피언 결정전을 위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운 패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수원 삼성 역시 마지막 순간 위기를 벗어난 데 이어 결국 승리를 이끌어내며 K리그의 경험과 관록을 증명했다. 경기 후 진땀을 닦아낸 차범근 감독은 “K2리그의 수준이 날로 높아져 가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FA컵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경기다”라는 말로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16강에 진출한 수원은 같은 날 앞서 열린 경기에서 중앙대에 승리를 거둔 성남 일화와 경기를 갖는다.

- 경기 결과 -

수원 삼성 1<5PK3>1 수원시청

- 승부차기 결과 -

수원삼성: 마토(O), 최성용(O), 산드로(O), 김대의(O), 이따마르(O)
수원시청: 김한원(O), 김명한(O), 고재효(O), 김광민(X)

- 출전선수 명단 -

수원삼성: 이운재(GK), 박건하, 곽희주, 조재민, 이병근(장지현 후 31분->연장 김도근), 최성용, 김남일(이따마르 후 14분), 김진우(마토 후 34분), 안효연(산드로 H.T.), 김대의, 김동현

수원시청: 김지운(GK, 한상수 연장 후 13분), 이영균, 김동진, 임규식, 한승익, 이수길(이기부 전 35분), 고재효, 이충규, 정재운, 정정용(김광민 후 32분), 이용우(김한원 후 6분)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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