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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2003시즌 결산

2003.12.30 | VIEW : 8363

수원삼성, 2003시즌 결산
세대교체의 선봉에 선 김두현/PAW Photo
수원삼성의 2003년은 변혁의 연속이었다. 수원은 신년 벽두부터 팀 공격의 주축이던 고종수, 데니스, 산드로, 이기형 등을 내보내고 지난해 안양 소속으로 K리그에서 놀라운 문전 파괴력과 골결정력을 보여준 뚜따를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1~2월의 휴식기 동안 남해 동계훈련, 스페인 전지훈련 등으로 다양한 선수교체를 통한 전술 변화와 기량 테스트를 병행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수원은 이 기간 동안 8차례의 공식 경기에서 4승1무3패의 성적을 거두었고, 새내기 정윤성은 첫 공식경기에서부터 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이며 입단 전부터 모았던 관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동계훈련 동안 전력을 가다듬은 수원은 고창현, 이종민, 남궁웅 등 유망주들로 공격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 김두현, 조병국, 조성환, 손승준 등 '올림픽팀 4인방'을 주요 포지션에 포진시키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보다 빠르고 젊은 팀으로 만들겠다는 김호 감독의 의지였다.

그러나 공격의 핵 뚜따와 주장 김진우가 동계훈련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팀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시즌 초부터 이어지는 각급 대표팀의 선수 차출은 매 경기 정상적인 라인업 구성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베스트 멤버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던데다 주전들이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무리한 강행군을 하는데 따른 부담은 계속해서 족쇄가 됐다.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 경기를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눈 앞에 둔 승리를 반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수원삼성, 2003시즌 결산
골 가뭄을 해갈시킨 '브라질 특급' 나드손/PAW Photo
수원은 4월 12일 포항전부터 9월 7일 부산전까지 26경기를 치르는 동안  9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홈에서 치른 12경기 중 이긴 경우는 단 4차례에 불과했다. 극심한 골 가뭄은 승리에 목마른 홈팬들의 조급증을 부채질했다.

6월 들어 하위권으로 추락한 수원은 정규리그 2라운드 종료를 앞둔 7월 말, 공격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끝에 영입에 성공한 '브라질 특급' 나드손을 시작으로 K리그에서 검증된 활약을 보인 외국인 선수 우르모브, '즉시 전력감'인 독일 FC 쾰른 유스팀 출신의 권집이 차례로 블루윙즈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의 합류는 골 결정력과 측면 공격, 공수 조율 등 전반기에 드러난 수원의 약점이 크게 보완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고 그 기대는 맞아 떨어졌다.

나드손은 입단 이후 4경기 출장만에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고,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한달 동안 5경기에서 7골을 몰아넣으며 팀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후 2경기 동안 잠시 주춤했던 그의 득점포는 11월 9일부터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회복, 시즌 종료까지 18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뚜따와 함께 팀내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77.8%에 이르는 경기당 득점율을 기록, 시즌 후반 팀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이 됐다.

이와 함께 성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권집도 괄목할만한 활약을 보였다. 권집은 당초 예상보다 이른 8월 초반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해 날카로운 왼발킥과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볼배급 능력을 선보였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으로 김진우와 가비의 부상 공백을 메운 공이 컸다. 오히려 시즌 막바지에는 주전 중앙 미드필더인 김진우를 윙백으로 밀어낼 정도였다.
수원삼성, 2003시즌 결산
선수단과 첫 훈련을 실시한 차범근 감독/PAW Photo
조직력을 회복하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시즌 막바지에는 감독 교체설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는 듯 했다. 그러나 서정원, 박건하, 이운재 등 팀내 선참들을 주축으로 결속력을 다져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끈끈한 경기력을 보였고, 투지와 승부근성으로 뭉친 블루윙즈 전사들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된 김호 감독에게 종반 3연승을 선물로 안겼다.

4라운드 들어 성남이 일찌감치 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김 빠진 레이스가 될 뻔했던 시즌 막판 수원 선수들이 보여준 결집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정규리그 3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맞게 된 FA컵에서는 경희대에 패하며 초반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가용 자원들을 모두 투입하며 내심 우승까지도 노렸던 수원으로서는 갑작스런 추위와 피로 누적으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보이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한 판이었다.

올 시즌을 무관의 아쉬움으로 마감하게 된 수원으로서는 이강진, 신영록 등 어린 선수들이 실전에 투입될만큼 성장했음을 확인한 것이 위안이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시즌 내내 젊은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축적하며 안정적인 세대교체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한 해였다.

이제 제 2의 도약을 꿈꾸는 '차붐 수원'의 시대가 열렸다. 각급 대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수원의 주축으로 자리를 굳힌 '영스타'들의 약진과 노장들의 관록이, '빠르고 재미있는 축구'를 천명한 차범근 감독 아래 어떤 조화로 빚어질지 자못 기대되는 2004 시즌이다.



SPORTAL 배진경

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