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시아 정상 도전
2002.04.0314559

수원, 아시아 정상 도전
지난 3월 31일 아시안컵위너스컵 결승전에서 한국 최초로 대회 우승을 노린 전북이 알 히랄에게 2-1로 패했다. 하지만 한국에게 2002년 아시아 정상을 노릴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수원과 안양이 4월 3일부터 열리는 아시안 클럽컵 대회 준결승에 나란히 진출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위너스컵이 각국 FA컵 대회 우승팀간의 경기라면, 아시안 클럽컵은 각국 정규리그 우승팀들이 펼치는 왕중왕전이다. 이번 대회에는 2001년 정규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안양과 2001년 아시안클럽컵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수원이 동반 출전해 올해는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그 만큼 넓어진 것이다.

 지난 2월 17일부터 22일까지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동부지역 4강전에서 수원은 2승 1무로 안양은 1승 2무의 성적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4강에 진출한 양 팀은 4월 3일 이란 테헤란에서 각각 나사프 카르시(우즈백), 에스테그랄(이란)과 각각 경기를 가지게 된다.

 전년도 대회 우승팀인 수원삼성은 4월 3일 오후 8시 30분 먼저 경기를 가진다. 수원은 고종수, 데니스, 김진우등 미드필더 진의 줄 부상에 산드로가 경고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어 미드필드 및 공격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예선전에서 플레이 메이커로 맹활약을 펼쳤던, 신인 고창현도 현재 거의 회복된 상태지만 출장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전년도 우승팀 수원의 저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3월 23일 출국전 마지막으로 가진 전북과의 경기, 주전들의 부상과 김호 감독까지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2-0 완승을 거두며 강팀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수원이 가장 믿는 구석은 역시 백전노장 서정원. 현재 아디다스 컵에서도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전성기 때로 돌아간 느낌을 주고 있는 서정원은 팀이 어려울 때 마다 한방을 터트려주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이다. 지난 8월 열렸던 아시아 슈퍼컵 마지막 원정 경기에서도 2골을 기록하며 대회 MVP에 오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원정길에서도 서정원에게 거는 기대는 절대적이다.

 여기에 수원은 여기저기 구멍난 공간을 메울 우수한 신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미 아시안 클럽컵 동부지역 4강전과 아디다스컵에서 전혀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 바 있는 손대호, 이선우, 조병국 등이 출전하고, ‘제 2의 고종수’ 고창현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준다면, 신,구 조화가 이루어진 수원의 진면목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준결승 상대인 나사프 카르시의 전력이 예상보다 약하다고 알려져 있고, 유럽전훈을 끝내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최성용과 이운재가 곧바로 현지로 합류하는 것도 수원이 결승전에 진출할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한편, 동부지역 4강전에서 2위를 기록, 3일 오후 11시 15분에 준결승에서 이란의 에스테그랄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될 안양역시 아시안 클럽컵 우승컵에 도전한다. 안양은 아디다스컵에서 쾌조의 3연승을 거두며, 팀의 사기가 충천한 상태이다.

 역시 안양의 장점이라면 튼튼한 수비라인을 들 수 있다. 동부지역 4강전이 끝난 후 조광래 감독은 ‘수비는 자신이 있고, 공격을 보강’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강한 수비를 자랑해 왔다.

 여기에 안양은 세리에 A리그 베네치아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브라질 ‘슈퍼 용병’ 뚜따를 영입해 공격력에도 한층 무게를 높였다. 뚜따는 지난 24일 전남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새로운 팀에 적응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에스테가랄이 격력한 압박축구와 거친 몸싸움을 구하는 까다로운 팀이지만, 안드레-히카르도-뚜따가 한꺼번에 펼치는 삼바 축구의 공격력이 국제대회에서 통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역시 유럽전훈을 마치고 현지로 바로 합류한 이영표와 최태욱도 안양의 큰 보탬이다. 최태욱이 완전한 몸상태가 아니어서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좌영표-우태욱의 좌우 측면 돌파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준결승에서 두 팀이 함께 승리하여, 5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즐거운 ‘집안싸움’을 보게 되길 희망한다.

-- 12회 아시안 클럽 선수권 경기 일정(한국시간) --

▲ 준결승
- 수원삼성 VS 나사프 카르시 : 4월 3일 20시 30분
- 안양LG VS 에스테그랄 : 4월 3일 23시 15분

▲ 3, 4위전 : 4월 5일 20시

▲ 결승 : 4월 5일 23시

※ 장소 : 이란 테헤란 이자디 경기장
SPORTAL 김효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