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브라질 듀오의 맹활약 속에 울산에 2-0승
2004.05.1012652

수원삼성, 브라질 듀오의 맹활약 속에 울산에 2-0승
나란히 득점을 기록한 나드손과 마르셀/Paw Photo
수원삼성이 자랑하는 '브라질 올림픽대표 듀오'가 팀을 2연승으로 견인했다.

수원은 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4 삼성 하우젠 K리그 울산과의 경기에서 브라질 특급 듀오 마르셀과 나드손이 각각 1골씩 뽑아내며 2-0완승을 거뒀다.

현 브라질 올림픽대표로서 시즌 개막 전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마르셀-나드손 콤비는 지난 대구전에 이어 2번째로 선발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고, 자신들의 명성을 골로써 증명했다.

이로써 수원은 2승 2무 1패를 기록, 승점 8점으로 단숨에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선두 포항과는 승점 4점 차이로 좁혀졌으며, 2위 전북(승점 11점)과 3위 울산(승점 9점)은 다음 라운드 결과에 따라 바로 제칠 수 있을 정도로 따라붙었다.

수원은 지난 5일 대구전 경기내용이 만족스러웠는지 그 때와 동일한 선수구성의 4-4-2 시스템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 투톱에는 마르셀과 나드손이 선발 투입되어 울산의 골문을 노렸고, 중앙 미드필더에는 김두현과 김진우가 호흡을 맞췄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는 김대의와 서정원.

4백 수비라인의 중앙에는 조병국과 곽희주가 나섰고, 좌우 윙백에는 이상태와 최성용이 투입됐다. 골키퍼에는 부동의 주전 이운재.

경기는 초반부터 한치의 양보도 없이 격렬하게 진행됐다. 양 팀 모두 다소 거칠다 싶을 정도로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려 했고, 경기 템포는 무척 빠르게 진행됐다.

수원은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 그라운드 사정을 의식해서인지 최전방 마르셀의 제공권을 이용한 공격을 많이 시도했으며, 그 배후를 파고드는 나드손의 움직임 역시 날카로웠다. 또한 미드필드에서는 김진우의 서포트를 받은 김두현이 그라운드를 폭넓게 휘저으며 활발한 움직임과 패싱을 선보였다.

수비진 역시 올림픽대표팀에서 돌아온 조병국이 경기 내내 정확한 위치선정과 판단력을 바탕으로 선전했다. 몇 차례 위기에서 정확한 헤딩 클리어링과 인터셉트로 울산의 공세를 막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김두현과 조병국은 5월 1일 중국과의 올림픽예선 원정경기, 5일 대구전에 이어 오늘 경기까지 강행군을 소화했지만 모두 풀타임으로 뛰며 팀승리를 이끄는 모습.

전반 - 나드손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다.

수원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최성용의 스루패스를 받은 마르셀이 수비수 1명을 제치고 골 에어리어를 돌파하며 찬스를 맞이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수비에 걸리며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불과 1분 뒤인 전반 3분. 수원은 '타고난 골잡이' 나드손의 한방으로 선제골을 뽑는데 성공했다. 김두현의 코너킥이 예리하게 휘어져 들어왔고, 이것을 나드손이 수비수의 방해없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가볍게 헤딩골로 기록한 것. 나드손으로서는 2게임 연속골이며 시즌 3호골. 시즌 초반 교체멤버로 주로 투입되었던 나드손은 지난 대구전에서부터 주전으로 기용되며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14골을 터트렸던 가공할 득점포를 또다시 가동하고 있다.

이후 수원은 만회골을 노리는 울산의 공세에 잠깐 주춤했다. 전반 7분과 8분 잇따라 최성국에게 슛기회를 내줬으나 다행히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위기를 넘긴 수원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도도의 패스를 가로챈 김대의가 전방으로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을 잡은 마르셀이 단독돌파한 뒤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빗맞으며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전반 12분에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김진우가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펀칭으로 막아냈다. 또한 전반 19분에는 울산 골키퍼 서동명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한 틈을 타 나드손이 볼을 가로챘고, 당황한 서동명이 뒤에서 손으로 잡아 나드손이 넘어졌으나 주심이 페널티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몇 차례 공격을 주고받은 양 팀은 강한 압박을 펼치며 거친 파울을 많이 양산해냈고, 특히 수원은 예전에 비해 한결 터프해진 수비로 도도, 시미치 등의 울산 공격수들을 견제했다.

그리고 전반 21분. 수원은 전반 들어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다. 현영민의 왼쪽 프리킥이 길게 넘어가자 울산 선수가 헤딩으로 패스했고, 이것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조세권이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 다행히 조세권의 헤딩슛은 옆그물에 맞았고, 수원은 실점위기를 넘겼다.

이후 수원은 전반 24분과 27분 이상태와 김두현이 잇따라 장거리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전반 34분에는 마르셀의 헤딩패스에 이어 나드손과 김대의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패스연결을 통해 찬스를 노렸지만,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전반 막판 들어 수원은 최성국의 부상으로 전반 중반에 조기투입된 김형범에게 왼쪽 측면을 계속 뚫리며 고전하는 등 경기주도권을 빼앗겼다.

또한 전반 42분과 45분에 마르셀과 김두현 등이 슛을 노렸지만, 골키퍼에 먼저 걸리거나 골대를 벗어나며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 수비 2명 사이를 뚫고 마르셀이 쐐기골을 성공시키다.
수원삼성, 브라질 듀오의 맹활약 속에 울산에 2-0승
후반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며 선수들은 더욱 힘든 환경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울산은 만회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왔고, 수원은 이것을 적절히 이용해 역습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7분. 수원은 전광석화같은 역습으로 기회를 맞이했다. 수비진영에서 전방으로 연결된 볼을 나드손이 몸을 날리며 슬라이딩, 역시 함께 슬라이딩한 상대와 부딪치며 볼이 옆으로 흘렀고, 이것을 잡은 서정원이 수비수 1명을 제친 뒤 오른발슛까지 연결한 것. 그러나 골대 구석을 노린 이 슛을 울산 골키퍼 서동명은 순발력있게 발로 막아내며 아쉬운 득점기회를 무산시켰다.

후반 9분 들어 차범근 감독은 김대의를 대신해 조재진을 투입하며 공격진의 변화를 꾀했다. 조재진은 기존 김대의가 맡았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를 보면서 수시로 공격진영으로 침투하며 득점기회를 엿봤다.

일진일퇴가 거듭되던 후반 20분. 수원은 마르셀의 원맨쇼로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진영에서 올라온 롱킥을 나드손이 헤딩패스했고, 이것을 잡은 마르셀이 울산 수비수 2명 사이를 뚫으며 단독돌파, 가볍게 오른발로 슛하며 골네트를 갈랐다. 수비수 2명 사이를 파워 넘치는 돌파력으로 뚫은 마르셀의 위력이 돋보인 순간.

골을 성공시킨 마르셀은 나드손, 서정원과 함께 수원서포터들에게 달려가 흥겨운 세레모니를 하기도 했다.

2-0으로 달아난 수원은 후반 31분 나드손을 대신해 '쌕쌕이' 이종민을 투입했다. 부상으로 인해 이번 시즌 한 게임도 출장하지 못했던 이종민은 오랜 공백을 딛고 올 시즌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는 감격을 맛봤다.

나드손의 교체아웃으로 조재진이 전진배치되어 마르셀과 투톱을 이뤘고, 이종민이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후반 33분에는 서정원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마르셀을 겨냥해 패스해준 볼을 수비가 한발 앞서 걷어내며 기회가 무산됐다. 또한 후반 37분에는 공간이 뚫리며 울산의 김형범에게 단독찬스를 내줬으나 뒤에서 이상태가 빠르게 달려들며 마지막 순간에 잘 막아내 위기를 모면했다. 건국대 시절부터 스피드에 일가견이 있던 김형범을 상대로 굴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들어 막아낸 이상태의 스피드와 근성이 돋보였던 순간.

이후 수원은 울산이 공격에 치중하는 틈을 타 날카로운 역습으로 몇 차례 더 기회를 맞이했다. 후반 40분에는 마르셀의 오른쪽 크로스가 수비 맞고 굴절되어 뒤로 흐르며 조재진에게 득점기회를 만들어줬으나 아쉽게도 득점에는 실패했다.

또한 후반 42분에는 김두현의 코너킥을 서정원이 넘어지며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울산 골키퍼 서동명이 가까스로 막아내며 득점에 실패했다. 차범근 감독은 후반 43분 마르셀을 대신해 고종수를 투입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수원은 오는 16일 부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3연승에 도전한다.



- 경기결과 -

수원삼성 2-0 울산현대
->득점: 나드손(전3), 마르셀(후20)


- 수원 출전선수명단 -

GK: 이운재
DF: 최성용, 조병국, 곽희주, 이상태
MF: 서정원, 김두현, 김진우, 김대의(후9 조재진)
FW: 나드손(후31 이종민), 마르셀(후43 고종수)
스포츠인터렉티브 이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