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홈에서 대구에 1-0 첫 승
2004.05.0613304

수원삼성, 홈에서 대구에 1-0 첫 승
수원 선수들이 전반 12분 골을 넣고 즐거워하고 있다
/pawphoto
수원삼성이 어린이날을 맞아 3만 8천여명으로 올 시즌 홈 최다 관중을 기록한 가운데 유쾌한 첫 승을 거두었다. 평소 화끈한 공격축구를 주창해오던 차범근 감독의 수원과 지난 경기 5골을 몰아친 대구의 경기는 시작부터 관심을 끌어모았고, 두 팀은 화끈한 공격으로 끊임없이 맞받아치며 관중의 눈을 즐겁게 했다.

오늘 양팀의 공격 지향적인 경기는 골키퍼들의 눈부신 선방 또한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이 때문에 경기는 1-0이라는 비교적 얌전한 스코어로 마무리되었다. 수원은 전반 12분 나드손이 멋진 발리 슛으로 선제골을 넣은 이후에도 줄기차게 골 찬스를 만들어나가며 경기 내내 홈팬들의 웅장한 탄성을 자아냈다.


최성용의 복귀와 더불어 수비에 더욱 안정을 꾀하게 된 수원은 대구의 공격력을 의식한 듯 4-4-2 전형으로 나섰다. 이상태-곽희주-조병국-최성용의 4백, 김대의-김두현-김진우-서정원의 미드필드 지역은 지난 성남전의 맥락을 이어오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고, 나드손이 마르셀과 함께 선발로 나선 점을 변화로 꼽을 수 있었다.

대구는 5골 화력을 내뿜었던 지난 인천전과는 달리 훼이종의 부상으로 공격의 날이 약간 무뎌진 상태. 그러나 노나또를 중심으로 윤원일-윤주일의 스리톱을 내세운 3-4-3의 전형으로 여전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간혹 4-2-4 형태까지 취하는 등 공격적인 스타일을 지향했다.

초반부터 양팀은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첫 승에 대한 각오가 남다른 수원은 차근차근 골 찬스를 만들어가는데 집중했고 이에 대구는 몇 차례 파울이나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강하게 반발, 전반 초반 경기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있었다. 특히 대구는 나드손의 위력을 사전에 경계한 듯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여러 차례 나드손을 집중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6분 대구 윤원일이 기습 슈팅을 날려 분위기를 대구쪽으로 가져오려 했다. 공은 골대 오른 쪽을 한참 빗겨갔지만 대구의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최성용이 헤딩으로 마무리하거나 조병국이 파울로 끊어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서로의 견제 속에 양팀이 점차 공격 횟수에 가속도를 붙여나가던 중, 전반 12분 수원이 프리킥을 얻어냈다. 페널티 외곽 오른쪽에서 김진우가 찬 프리킥을 골 지역 오른편의 서정원이 뛰어올라 스치듯 머리를 대며 뒤로 흘렸다. 서정원의 머리에 맞은 공은 실수처럼 아크 정면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나드손의 오른발이 공을 낚아 빨랫줄 같은 일자 슈팅으로 골 그물을 출렁였다. 1-0 수원의 리드가 시작되었다.

대구는 즉시 반격에 나서며 15분 코너킥을 얻었으나 노나또의 땅볼 슛을 이운재가 안전하게 막아 별다른 위협없이 공격이 끝났다. 전반 18분 수원이 다시 프리킥을 얻어냈다. 나드손이 전방으로 나아가던 중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대구 수비에 걸려 넘어졌고 이것이 프리킥으로 이어진 것. 김진우가 수비벽을 앞두고 공을 향해 달려드는 듯 하다가 왼편에 서 있던 김두현이 수비벽 너머로 재빠르게 슈팅을 날렸고, 골문 앞에 순간적으로 쇄도한 서정원이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동작은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인상적인 세트플레이였다. 비록 골그물을 가르지는 못했지만, 수원은 12분 프리킥으로 득점한데다 이번에도 인상적인 세트플레이를 선보여 공격과 관련한 작업에 준비가 많았음을 알려주었다.
수원삼성, 홈에서 대구에 1-0 첫 승
멋진 선방을 보여준 이운재/pawphoto
대구는 경기 초반 중앙에서 만들어나가던 공격이 간간이 보이긴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전방으로 한번에 보내는 공격루트를 주로 활용하며 ‘무조건 공격’의 기치를 올렸다. 특히 중앙의 노나또와 오른쪽의 윤주일에게로 연결이 많이 되었는데 최성용이 들어오면서 더욱 안정을 찾은 수원의 4백이 이를 적절하게 막아냈고, 안정을 찾은 수비 덕에 지난 경기에 비해 책임져야 할 수비폭이 줄어든 이운재가 골문을 더욱 굳건히 지켜냈다.

거침없는 공격수들의 활약으로 수원은 자신감과 여유를 지닌 채 경기를 운영해나갔다. 반면 대구는 부지런히 뛰면서도 어딘가 수원의 기세에 눌린 듯 일대일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전반 21분 마르셀이 세명의 수비를 거느리며 골라인 가까이까지 이르러 상대를 압도하는 기량으로 뒤에서 기다리던 서정원을 보고 여유있게 연결했다. 서정원은 대각선 맞은 편에 있던 나드손에게 공을 띄웠고 바람이 센 탓인지 공은 골라인을 벗어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는 마르셀이 완전 회복세에 올랐음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이어 전반 27분 마르셀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육중한 중거리 슛을 쏘아 대구 골키퍼 김태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간발의 차이로 골포스트 위를 넘기는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전반 29분 대구가 다시 분발하기 시작했다. 왼쪽은 최성용에 막혀 오른쪽을 공격 루트로 자주 이용하던 대구는 이번에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윤주일이 잡은 공을 골문 앞 중앙에서 기다리는 노나또에게 연결하려 했으나 조병국이 노나또를 잘 마크했고, 곽희주와 이상태가 윤주일을 가로막는 수원의 호수비에 막혀 공격 마무리에 실패했다.

전반 후반 수원과 대구는 어느 한 쪽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날선 공격을 주고 받았다. 전반 36분 대구에 코너킥을 허용한 수원은 문전 혼전상황에서 골 지역 내 박경환 인지오의 정면 강슛을 잇따라 이운재의 선방으로 막아냈다. 특히 박경환의 슈팅은 불과 3-4m 밖에 되지 않은 거리에서 때린 것으로 워낙 강슛이어서 막아낸 이운재는 아파서 뒤로 넘어지고 때린 박경환은 아쉬움에 뒤로 넘어질 정도였다.

수원은 이에 질세라 다시 한번 공격의 고삐를 곧추 세우며 연달아 코너킥을 얻어내고 이후에도 수차례 골찬스를 만들어가며 점점 화력의 불길을 올렸다. 그러나 아깝게 골대 옆그물을 출렁이거나 상대 골키퍼 품안으로 굴러들어가 추가 득점 없이 전반을 마무리했다.
수원삼성, 홈에서 대구에 1-0 첫 승
고종수가 복귀 후 첫 홈경기를 뛰고 있다
/pawphoto
후반 대구의 윤원일 홍순학이 나가고 진순진 이상일이 들어왔다. 대구는 1-0으로 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 4-2-4의 전형까지 보이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수원은 전반 중반을 넘어서며 경기주도권을 잡은 이후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 초반에도 두 차례의 프리킥을 얻어냈다. 후반 4분 마르셀이 수비벽을 통과하며 낮게 깔린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공략하며 상대 수비를 허물어뜨렸고, 이를 막아낸 대구 골키퍼 김태진의 몸이 골라인에 걸쳐 있어 조금만 뒤에서 넘어졌다면 품에 안은 공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 골인될 뻔한 순간이었다.

후반 중반 대구가 서너명의 공격수를 이용하며 계속해서 공격날을 세우는 동안 수원은 더더욱 전열을 굳건히 하며 흐트러짐 없이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후반 13분 김대의가 나가고 조재진이, 후반 16분 나드손이 부상으로 나가고 김동현이 들어왔다. 이운재가 대구 송정현의 슈팅을 가슴으로 안으며 선방. 마르셀과 김동현 두 대형 스트라이커가 문전을 어슬렁거리니 전방의 무게감이 더더욱 대단했다.

후반 20분 대구는 마지막으로 송정현을 빼고 노상래를 투입해 공격의 창날을 세우며 때로 5명까지 공격 전방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과 다름 없이 양팀 모두 공격에 치중하다보니 계속해서 전방에서 전방으로의 진행이 빨랐고, 끊임없이 슈팅이 날아들었다.
후반 23분 마르셀이 나가고 고종수가 들어오면서 수원은 김동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조재진 고종수 서정원이 고루 공격에 가담하는 공격 형태를 보였다. 후반 28분까지 주로 수원의 공격이 이어진 후 잠깐 숨을 돌리는 사이 대구가 공격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후반들어 이상일이 왼쪽 전방에서 기습적인 공격을 여러 차례 보이던 대구는 30분 수원의 왼쪽 골 그물을 맞추는 등 위협적인 공격이 몇 차례 있었으나 결국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후반 막판 득점을 위해 총공세를 퍼붓는 대구에 수세로 돌아서지 않고 내내 공격으로 맞받아치던 수원도 경기 종료 2분을 남겨두고 점차 수비벽을 두텁게 하며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오늘 승리로 수원은 새로운 팀 체제가 안정권에 들어서고 있음을 확인시켰으며 이는 또다른 성과라 할 만하다.

이로써 수원은 1승 2무 1패로 승점 5점을 기록, 8위에 올라서며 전기리그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의 다음 경기는 5월 9일 오후 7시 울산과의 원정경기이다.



경기결과

수원 1-0 대구
득점 =>나드손(전12, 수원)

수원 출전선수 명단
GK 이운재
DF 최성용 조병국 곽희주 이상태
MF 서정원 김진우 김두현 김대의(후13. 조재진)
FW 마르셀(후23. 고종수) 나드손(후16. 김동현)
스포츠인터렉티브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