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3인방, 한국을 아테네올림픽 본선으로 견인
2004.05.0214355

수원삼성 3인방, 한국을 아테네올림픽 본선으로 견인
결승골을 넣은 조재진/Paw Photo
수원삼성의 올림픽대표 3인방이 한국 올림픽대표팀을 2004 아테네올림픽 본선으로 견인했다.

1일 중국 창샤 허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4 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수원 소속의 조재진, 김두현, 조병국은 각각 공격-미드필드-수비의 중추로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0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경우 전반 45분 완벽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사실상 본선행을 확정짓게 만들었다.

조병국 역시 주장으로서 팀 전체를 리드하는 것과 동시에 3백의 중앙에서 수비라인을 조율하며 완벽한 수비망을 구축, 중국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이 이번 올림픽예선 5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승리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

한편 미드필드의 김두현은 김정우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강한 압박으로 중국의 예봉을 꺾는데도 큰 공을 세웠다. 박지성과 조재진, 최성국이 공격적으로 맹활약할 수 있었던 요인도 김두현이 뒤를 잘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

이번 중국전 승리로 5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남은 이란전에 상관없이 올림픽 본선티켓을 획득했으며, 지난 88서울올림픽부터 시작된 올림픽 본선 연속출전 횟수를 5회로 연장했다.

이들 수원 3인방은 올림픽대표팀이 결성된 이래 줄곧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의 중심축을 이뤘으며,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김호곤 감독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1차전부터 줄곧 베스트11으로 팀에 기여했다. 조병국과 조재진이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인해 지난 4월 14일 말레이시아와의 홈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곤 전경기 출장.
수원삼성 3인방, 한국을 아테네올림픽 본선으로 견인
수비의 중추역할을 수행한 주장 조병국/Paw Photo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박지성(아인트호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3-4-1-2 시스템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 투톱에 조재진과 최성국(울산)이 배치됐고, 박지성이 투톱 바로 아래에서 경기장을 자유롭게 휘저으며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번 올림픽예선에서 줄곧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두현(수원)-김정우(울산) 콤비가 나섰으며, 좌우 윙백에는 김동진(서울)과 박규선(전북)이 투입됐다. 기존의 최원권(서울)을 대신해 박규선이 최근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오른쪽 윙백 주전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는 모습.

3백 수비라인에는 주장 조병국(수원)을 중심으로 박용호와 김치곤(이상 서울)이 배치됐다. 국내에서의 연습경기에서 어깨가 탈구되어 경기출전이 불투명했던 조병국이 컨디션을 회복해 출장, 수비라인에 대한 부담을 덜은 점이 김호곤 감독으로서는 고무적. 골키퍼에는 450분(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김영광(전남)이 나섰다.

한국전 무승의 악몽을 깨기 위해 중국의 초반 공세가 거셀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는 초반부터 한국의 페이스로 진행됐다. 한국은 한 수 위의 전력을 뽐내며 경기를 주도했고, 조재진이 전반 1분만에 첫 번째 슛을 시도하며 득점사냥에 나섰다.

11명 전원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국을 공략한 한국은 전반 3분 김두현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최성국이 골 에어리어 안에서 돌파를 시도했지만 마지막에 수비수에 걸렸고, 4분에는 최성국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수가 걷어내자 박지성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후에도 한국의 공세는 쉴 새 없이 계속됐다. 전반 5분 김동진의 왼발 중거리슛이 수비수 맞고 벗어났고, 곧바로 이어진 최성국의 코너킥을 뒤에서 쇄도하던 조재진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전반 8분에는 최성국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패스를 받은 조재진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10분에는 박지성이 중국 수비수 3명 사이를 돌파하며 오른발슛을 시도했으나 약간 빗맞으며 골키퍼 정면에 안기고 말았다.

전반 16분에는 조재진의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이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으며, 18분에는 최성국이 드리블로 중국 수비진을 돌파한 뒤 오른쪽 공간으로 쇄도하는 조재진에게 연결했고, 이것을 조재진이 오른발로 슈팅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미드필드부터 이어지는 공격으로의 연계플레이가 매우 훌륭했던 장면.

전반 20분까지 주도권을 장악한 채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던 한국은 20분이 넘어서자 다소 주춤했다. 잇따른 좋은 기회에서 득점까지 연결시키지는 못하자 기세가 한풀 꺾였고, 중국 역시 전열을 정비하고 보다 공격적으로 나선 것.
수원삼성 3인방, 한국을 아테네올림픽 본선으로 견인
미드필드를 지배한 김두현/Paw Photo
결국 경기는 다소 소강상태로 흘렀고, 양 팀 모두 이렇다할 득점기회는 얻지 못한 채 미드필드에서의 공방만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대로 전반전이 끝날 것처럼 보였던 전반 45분. 한국은 귀중한 선제골을 기록하며 깔끔하게 전반을 마무리했다. 왼쪽 측면에서 김동진이 날카롭게 휘어지는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조재진이 수비수의 방해없이 단독으로 점프, 중국 안치 골키퍼가 꼼짝못하는 완벽한 헤딩골로 연결시킨 것.

지난 3월 말레이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퇴장당하며 4월 이라크와의 친선경기 및 말레이시아와의 홈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던 조재진은 그 기간 동안 주전으로 나섰던 수원삼성의 후배 김동현이 3골을 몰아넣는 것을 지켜보며 위기감과 함께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고, 결국 이것은 오늘 경기에서 그의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1-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에 2번째 골을 기록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2분 최성국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했던 조병국이 헤딩으로 패스했고, 이것을 달려들던 김동진이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중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2-0.

무승부만 기록해도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한국으로서는 사실상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한 순간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한국에 2골을 내준 중국 선수들은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는 듯 거세게 공세를 취했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경기리듬을 늦추며 중국의 공세에 여유있게 대처했고, 간간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결국 경기는 2-0으로 마무리됐고, 한국은 올림픽 본선 5회 연속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 경기결과 -

한국(5승) 2-0 중국(1승 1무 3패)
->득점: 조재진(전 45분), 김동진(후 2분, 이상 한국)


- 한국 출전선수명단 -

GK: 김영광
DF: 박용호, 조병국, 김치곤
MF: 박규선(후42 최원권), 김두현, 김정우(후19 최태욱), 박지성, 김동진
FW: 조재진, 최성국(후30 오승범)
스포츠인터렉티브 이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