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부산에 덜미잡혀 3연승 무산, 1-2패
2004.05.1712856

수원 부산에 덜미잡혀 3연승 무산, 1-2패
부산전에서 분전한 김대의 /김기선 기자
수원삼성이 삼성하우젠 K리그 6차전 부산과의 홈 경기에서 아쉽게 1-2를 기록하며 선두권 도약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수원은 지난 2경기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경기로 상승세를 이어나가려 했으나 부산의 효과적인 파울과 몸싸움으로 경기 흐름이 차단되면서 안정된 경기운영을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은 오늘 5명이 경고를 받을 만큼 거친 파울과 태클로 경기를 신경전으로 몰아가는 듯 했고, 때문에 전반 19분 이상태와 노정윤이 다투다 양쪽 다 경고를 받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은 또한 서정원이 빠진 수원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흔들고, 선수 교체 전후 시기, 혹은 부상 선수가 나가 있는 사이 등 자칫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느슨해지기 쉬운 때마저 공세적으로 나오며 수원의 틈새를 철저히 공략했다.

전반전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매끄럽게 승부를 풀어내려던 수원은 부산의 거친 압박과 맥을 끊는 패스 차단으로 예상밖의 고전을 치렀다. 후반 수원은 경기 흐름을 빠르게 이끌며 페이스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려 했고 12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크로스바를 맞거나 골문 옆을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가는 불운이 겹쳐 승리를 얻지 못했다. 반면 부산은 후반 단 3개의 슈팅 중 하나를 골로 연결, 철저한 수비와 틈을 놓치지 않는 전술로 끝내 승리를 챙겼다.

수원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상태-곽희주-조병국-최성용의 4백, 김대의-김진우-김두현-조재진이 중앙을 지키고 마르셀 나드손이 투톱으로 나서는 4-4-2 전형을 이루었다. 서정원의 자리에 조재진이 들어선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 2경기와 다름이 없는 모습.

서정원이 빠진 탓에 수원의 측면 공격은 지난 경기보다 활발함이 덜했고, 이 때문인지 전방의 브라질 듀오 또한 공격의 마무리 순간 위력적인 맛이 덜했지만, 상대로부터 오프사이드를 여러 차례 이끌어내는 등 4백의 수비 호흡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보였다.

한편 김두현 조재진 조병국 3명의 올림픽대표는 선발로 출장해 경기 중간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맞춰 온 찰떡 궁합을 보여주었으며, 후반 교체 출장한 김동현 또한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수원 부산에 덜미잡혀 3연승 무산, 1-2패
전반 – 부산 수원 틈새를 노려 압박, 수원 마르셀의 헤딩으로 동점골

수원은 경기시작 1분만에 프리킥을 얻어내고 몇 차례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리는 등 “홈에서만큼은 공격적인 축구를 보이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말대로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쳐나갔다. 그러나 부산은 파울로 공격을 끊거나 효과적인 몸싸움으로 수원 선수들의 신경을 건드리며 수원의 매끄러운 공격을 방해했다.

특히 부산은 전반 4분 쿠키가 오프사이드 선언에 항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심판판정 때 강한 불만을 표하며 어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공수에 걸쳐 경기 흐름을 끊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져가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승리에 대한 확신에 차 있던 수원의 페이스를 무너뜨리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해냈다.

수원의 공격이 끝나고 전반 4분 부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부산 노정윤이 페널티 왼쪽으로 파고들자 최성용과 김두현이 에워싼 후 김두현이 이를 파울로 끊어냈고, 계속해서 조재진이 위치한 왼쪽이 자주 뚫리며 부산이 전방에서 찬스를 만들곤 했다. 전반 10분에는 박충균이 왼쪽 터치라인을 타고 돌파해오다 아크 중앙으로 향했고 정면에 막아선 조병국을 뚫고 골문 앞까지 이르는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그러나 뒤이어 서 있던 곽희주가 공을 가로채 수원은 잠깐의 위기를 넘겼다.

수원이 공격을 막아내고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전반 11분 후방으로부터 전방까지 단숨에 이어진 부산의 공격이 기어이 골을 기록했다. 후방의 도화성으로부터 시작된 부산의 패스는 하프라인 근처 왼쪽의 가우초에게 연결되었고 가우초는 페널티 왼쪽까지 파고든 이장관에게 이장관은 골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쿠키에게 연결, 쿠키가 찬 공을 이운재가 막고 앞으로 나왔으나, 순간적으로 흘러나온 볼은 쿠키의 발끝에 닿아 골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 11분 부산의 선제골. 0-1.

수원은 전반 13분 나드손이 페널티 지역에서 발리 슛을 날렸으나 골대 위를 아깝게 넘겼고, 14분 조재진과 좌우 위치를 바꾼 김대의가 전방으로 쇄도해 들어오다가 부산 수비의 강한 견제로 슈팅까지 연결하지는 못했다.

부산이 쿠키의 선제골로 앞서나가자 잠깐 흔들렸던 수원은 27분 이내 동점골을 기록했다. 중앙에서의 압박 때문에 전방으로 쉽사리 향하지 못하던 수원은 하프라인 우측에서 최성용이 길게 크로스한 공을 문전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르셀이 솟구쳐 올라 정확한 헤딩으로 골을 기록했다. 1-1.

전반 30분 부산 박충균이 부상으로 넘어진 후 경기가 재개되는 중 하프라인 근처에서 전방의 쿠키에게 바로 연결되는 부산의 공격이 있었다. 허를 찌르는 듯한 공격이었지만 이운재가 미리 알고 달려나와 공을 가로막았고 제대로 된 슈팅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이후 부산은 41분 페널티 지역 왼쪽 모서리에서 밀착수비하던 조병국에게 파울을 당한 듯한 동작으로 쿠키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어 코너킥까지 얻어냈으나 모두 슈팅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수원은 전반전 부산에 단 하나의 슈팅을 허용했지만 이것이 골로 연결되어 전반을 1-1 동점으로 마무리했다.
수원 부산에 덜미잡혀 3연승 무산, 1-2패
후반 -  12개의 슈팅을 퍼부은 수원 끝내 득점없이 부산에 추가골 허용

후반 들어 수원은 경기 흐름을 빠르게 이끌며 더욱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이 때문에 후반 초반 양팀은 긴 크로스 없이 짧은 패스로 빠르게 공수를 오고 갔다.

전방에서 나드손과 김대의가 좌우 횡패스로 골문 앞까지 이르는 좋은 모습을 보이거나 조재진이 잡은 공을 골문을 향해 바로 길게 슈팅을 날리는 등 수원의 공격수들이 전반보다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7분 나드손이 중앙에서 밀집된 수비 두엇을 제치고 가운데로 낮게 깔린 슈팅을 날렸으나 김용대가 넘어지며 이를 잡아냈다.

후반 17분 부산 임관식이 오른쪽을 뚫고 들어가 중앙으로 연결한 것이 최성용의 수비에 막혀 무산되자 수원이 재빠른 역습으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던 중 왼쪽 전방에서 마르셀이 수비수의 마크 없이 홀로 달려들어가며 뒤에서 한번에 올라온 공을 받아 슈팅을 날린 것. 그러나 공은 아쉽게 골문 옆을 비껴가고 말았다.

수원은 계속해서 공세를 펼치면서도 마지막 마무리가 시원하게 풀리지 않자 분위기 전환을 위해 후반 18분 김진우를 빼고 고종수를 교체투입했다. 고종수가 들어오고 후반 21분 한 차례 프리킥을 얻어냈으나 별다른 위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시 후반 23분 수원은 부산과의 제공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드손 대신 김동현을 교체투입했다.

선수 교체로 수원의 전형이 안정을 되찾기 전 후반 24분 부산 김태민이 왼쪽 중앙에서 전방의 가우초에게 크로스한 공이 가우초의 머리에 연결되었고 이 헤딩은 이운재의 손을 때리고 골문 안으로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1-2.

수원은 1-2로 뒤지자 더욱 세차게 공격을 몰아부쳤다. 26분 수비수 두엇을 거느리고 전방 왼쪽으로 향하던 김동현이 골문을 바라보는 척 하다가 아크 정면의 고종수를 지나 조재진에게 연결하는 멋진 패스, 고종수가 골지역 정면에서 마르셀에게 건넨 백패스. 멋진 공격이 여러 번 나왔으나 이들은 모두 완벽한 호흡을 이루지 못한 탓에 골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후반 34분 문전 앞에 있던 김동현이 슈팅을 하는 대신 비교적 수비로부터 떨어진 중앙의 김대의에게 패스, 이를 받은 김대의가 멋진 발리 슛으로 화답했으나 골키퍼 김용대가 아슬아슬하게 잡아냈다.

후반 35분까지 거의 10분 동안은 수원의 일방적인 공세였다.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부산을 압박했으나 노련한 부산은 끝끝내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후반 35분 김대의를 파울로 넘어뜨린 김용희에게 경고가 주어지자 김용희가 거칠게 심판에게 항의, 이후 경기가 재개되며 전열이 채 정비되기도 전에 부산의 공격이 어느새 문전 앞까지 달려들었고, 이운재가 뛰어나와 슈팅하려는 공을 품에 안으며 위기를 막았다.

경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수원은 계속해서 공세를 펼치긴 하나 번번이 수비에 막혀 골로 마무리되지 못했고 마음은 점점 다급해졌다. 후반 40분 조재진과 부산 선수가 공중볼을 다투다 동시에 바닥으로 넘어지고, 조재진은 부상으로 교체 아웃 이종민이 대신 들어왔다. 그 사이 부산은 다시 수원 문전을 향해 골을 넣어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고종수가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아쉽게 골포스트를 넘겼고, 후반 42분 마르셀이 슛을 날려 골을 넣었으나 주심이 파울 선언 중이어서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43분 수원이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마르셀과 고종수가 수비벽을 마주한 채 공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섰다. 휘슬이 불리고 마르셀이 수비벽을 살짝 넘기며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으나 강력한 슛은 포스트바를 맞추고 아깝게 골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김용대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추가시간 한시가 급한 듯 다급하게 공격을 이어가던 수원은 마지막으로 수비가 밀집된 문전 앞에서 김대의가 공을 잡았으나 김동현에게 슈팅을 양보하다가 슈팅 타이밍을 놓쳐 아깝게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수원은 다시 코너킥을 얻으며 끝까지 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슈팅이 끝내 골로 연결되지 못하며 결국 1-2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수원은 2승 2무 2패로 승점 8점을 유지하며 6위를 차지, 상위권 진입을 다음경기로 미루었다.
수원은 오는 5월23일 오후 3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7차전을 갖는다.


경기결과

수원삼성 1-2 부산아이콘스
->득점: 마르셀(전27. 수원), 쿠키(전11), 가우초(후24. 이상 부산)


수원 출전선수명단

GK: 이운재
DF: 이상태, 곽희주, 조병국, 최성용
MF: 김대의, 김진우(후19, 고종수), 김두현, 조재진(후40, 이종민)
FW: 마르셀, 나드손(후24, 김동현)
스포츠인터렉티브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