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3연승 찍고 후기리그 1위 등극
2004.10.1713327

수원, 3연승 찍고 후기리그 1위 등극
울산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하늘을 나는 나드손/PawPhoto
후기리그 우승을 향한 수원의 의지를 꺾을 팀은 없었다.

수원은 16일 빅버드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울산과의 2004 K리그 후기리그 7차전 경기에서 전반 34분 '해결사' 나드손의 통렬한 결승골로 1-0 승리를 확정지었다.

후기리그 반환점을 돌아서는 비중 높은 경기에서 승리한 수원은 4승1무2패 승점 13점(통합 31)으로 후기리그와 전후기통합승점에서 모두 1위로 뛰어올랐다. 이로써 수원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으며 원정팀 울산은 후기리그 5위로 내려앉았다.

후기리그 우승을 향해 강한 응집력을 보이며 2연승을 내달리던 수원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제압함으로써 연승 기록을 3으로 늘렸고 시즌 상대 전적에서 2승1무의 우위를 지켰다.

수원 득점의 주포 나드손은 지난 서울전 도움을 시작으로 부산전 득점에 이어 이날 울산전에도 득점을 올림으로써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원은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레바논전을 위해 참가하고 돌아온 이운재, 김두현 , 조병국을 모두 출전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터프가이' 김대환 골키퍼가 골문을 타이트하게 지켜선 가운데 곽희주-박건하-무사가 3백라인을 구성했다.

좌우측 윙백으로 수원의 두 '폭주기관차' 김대의와 최성 용이 포진했고 중앙 미드필더로 김진우와 이병근이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에는 장신 스트라이커 마르셀과 김동현이 투톱으로 나서고 그뒤를 나드손이 받쳤다. 수원이 자주 사용해오던 3-4-1-2 시스템이지만 김대의가 좌측 윙백으로 내려오고 나드손이 시작부터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선 것이 인상적. 김대의는 예의 폭발적인 공격력 대신 철통같은 수비력을 과시했으며 김진우와 짝을 이뤄 중앙 미드필더로 출 전한 이병근은 이날 최고의 수비력으로 보인 승리의 숨은 1등 공신이었다. 김동현은 후기리그 들어 처음으로 풀타임 출장하면서 한층 성숙해진 기량을 맘껏 뽐냈다.

울산은 4-4-2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마찬가지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레바논전에 참가했던 최성국, 김정우, 정경호를 출전명단에서 제외한 울산은 서동명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현영민-조세권-유경렬-박진섭이 4백 라인을 구성했다. 미드필드 라인에는 김형범-전재운-이호-김진용이 포진했다. 최전방 투톱으로는 까르로스와 시미치가 나섰다. K리그에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이름 높은 울산은 이날 수원을 만나 공격 루트를 완전히 봉쇄당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전 - 울산에게 압도적인 공세를 퍼부은 수원, 결실을 맺은 나드손의 골

경기 초반, 공세에 불을 당긴 것은 원정팀 울산이었다. 오른쪽 측면에 포진한 김진용이 중앙에서 활발하게 움직여 주던 이호와 연계하여 공격 라인 시미치, 전재운 등과 멋진 패스웍을 구사했다. 하지만 수원 수비는 결정적인 상황을 내주지 않았으며 김대환 골키퍼는 자신감있게 울산의 공격을 슛팅 이전에 차단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기회는 수원에게 먼저 찾아왔다. 전반 6분, 울산의 공격을 차단하고 재빨리 공세로 전환하는 수원. 김대의가 왼쪽 측면에서 침투하는 마르셀을 위해 깔끔하게 스루패스를 넣었고 왼쪽 측면을 돌파한 마르셀에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해있던 나드손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 패스를 연결했다. 나드손은 이를 곧바로 슛팅으로 연결했으나 밀착해있던 수비때문에 각이 좁아져 골문 옆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골문 바로 앞에서 잡았던 위협적이었던 찬스.

하지만 울산도 곧바로 강하게 저항해왔다. 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진용의 패스를 받은 전재운은 이를 곧바로 강력한 하프 발리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 김대환 골키퍼가 힘차게 도약하며 날아올랐으나 그의 손에 닿지 못한 채 골문으로 흘렀지만 이것은 그대로 골대마저 지나치고 골 아웃 되었다.

양 팀의 공방전은 거셌다. 울산은 수비라인에서 부터 짧고 정교한 숏패스를 이용해 전방까지 도달했고, 수원은 미드필드라인에서 김진우가 수비 측면 배후를 노리고 전진해 들어가는 공격 3톱을 향해 롱 패스를 구사하는 루트를 이용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왼쪽 측면에 자리한 김대의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 뒤 공격 전환에 있어서 한시의 지체도 허용하지 않는 부지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 19분, 수원은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노 골로 선언되었다. 마르셀이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강하게 직접 프리킥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은 수비벽을 맞고 높이 떠올랐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떨어진 볼을 멋져 낚아챈 것은 박건하. 박건하는 이를 곧바로 나드손에게 연결했고 골문앞에 있던 나드손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지었다. 함성 가득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골의 환호를 내질렀지만 주심은 박건하가 볼을 잡는 과정에서 울산의 수비수를 잡아챘다는 지적을 하며 노골을 선언했다.

양 팀은 여러 차례 맞이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 거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잦았고 독일인 심판 바그너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노골 선언이 된 장면을 전후로 수원의 공세는 더욱더 활발해지고 있었다.

울산은 김진용의 오른쪽 측면 돌파와 전재운의 중거리슛 외에는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못하고 있었다. 반면 수원은 오른쪽 측면에서 이병근-최성용-마르셀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이 김동현, 나드손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특히 그간 다소 부진한 경향이 있어왔던 오른쪽 측면의 최성용과 마르셀은 이날 빼어난 활약으로 시선을 모았다.

전반 24분, 마르셀이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시도한 특유의 강력한 프리킥이 골문 구석으로 날아갔으나 서동명 골키퍼의 손에 잡혔다. 울산은 한꺼번에 서너명의 수비가 압박해 들어오며 거친 플레이로 일관했다. 전반 32분에는 이병근-최성용-마르셀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패스웍이 맞아들어가면서 오른쪽 측면을 유린, 마르셀이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그대로 슛팅을 시도했으나 역시 서동명 골키퍼에게 걸리고 말았다.

그간 김두현-김대의을 앞세운 왼쪽 측면 공격이 수원 공세에서 주를 이뤘다면 이날은 이병근-최성용-마르셀로 이어지는 오른쪽 라인이 어느때보다 활발했다. 김대의 역시 간헐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상대 공격수 김진용에 대한 대비를 위해 최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 수원은 오른쪽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고,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맞은 듯한 오른쪽 측면의 선수들을 그 기대에 부응해줬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수원의 압도적인 공세는 결실을 맺었다. 최성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특유의 동작으로 크로스, 길게 넘어온 볼을 페널티 에어리어 내부 왼쪽에 자리해 있던 김동현이 월등한 제공권으로 헤딩슛을 시도했고 이것을 울산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것이 앞에 있어 나드손에게 떨어졌다. 나드손은 이를 지체없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연결, 통렬한 슈팅을 울산의 왼쪽 골문 구석을 그대로 찌르며 1:0! 수원 삼성이 기세가 정점에 올랐다.

실점 이후 울산도 적극적으로 공세의 자세를 취하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전반 37분, 최근 울산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호가 시도한 중거리슛은 매서웠지만 높이 뜨고 말았다.

후기 리그 들어서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김동현 역시 이날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울산 수비 선수들을 상대로 완전히 제공권을 장악한 채 활발한 몸놀림으로 많은 공간을 만들어준 김동현. 전반 39분에는 김진우의 코너킥을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고 이어서 김진우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로 진입하며 시도한 슛은 높이 떴다. 하지만 김동현이 시도한 두 번의 슛팅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전반이 종료되는 그 순산까지 수원의 파상공세는 멈출줄을 몰랐다.

전반 44분, 울산의 공격을 간단히 차단하고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하는 수원, 최성용이 오른쪽에서 뛰어들어가는 마르셀을 향해 적절한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마르셀은 그대로 측면 끝까지 돌진, 반대편에 있는 나드손을 향해 강한 패스를 연결하지만 몸을 날린 울산 수비들에 가로막혀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최성용이 시도한 코너킥은 다시 한번 여유롭게 뛰어오른 김동현의 헤딩슛으로 연결되었고 골문 구석을 찌를 것같던 볼은 서동명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혀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다.

이어서 추가시간에는 문전 혼전 속에 울산의 거친 파울에 페널티 에어리어 직전에서 프리킥을 얻은 수원. 김대의가 예리한 왼발로 시도한 프리킥은 골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스쳐나가면서 결국 전반 종료. 울산에게 압도적인 공세를 퍼부은 수원을 결국 나드손의 골로 결실을 얻고 만족스럽게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수원, 3연승 찍고 후기리그 1위 등극
철저한 수비력으로 윙백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 김대의/PawPhoto
후반전 - 울산을 완전히 무력화시킨 수원의 철통 수비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의 오른쪽 공격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던 김형범을 빼고 이윤섭을 투입한 울산. 현영민을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공세에 활로를 뚫어보려했지만 후반전 역시 마르셀의 강력한 슛팅과 함께 시작했다.

후반 3분, 이날 경기에서 울산의 유일한 공격 루트인 전재운의 슛팅이 또 한번 시도됐다.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곧바로 예리한 슛팅으로 연결한 전재운, 하지만 골문을 빗겨가고 말았다.

수원 역시 후반 4분, 김진우가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응수했다.

울산은 곽희주에게 완전히 가로막혀 전혀 힘을 쓰지 못하던 시미치를 빼고 이진호를 투입했다. 울산이 새로이 영입한 브라질 득점 기계 카르로스 역시 박건하와 무사에게 완전히 봉쇄당했고, 전반전에 활발하게 움직이던 김진용은 김대의의 수비에 완전히 제압당했다.

후반 11분, 수원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거듭됐다. 김대의가 수비에 치중하는 사이 마르셀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나드손과 최성용이 오른쪽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이 둘의 콤비네이션은 울산 수비를 정신없이 만들며 수차례 돌파에 성공했다. 특히 전반에서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파괴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을 열어준 김동현의 몫도 빼놓을수 없다.

양 팀은 거센 공방전을 이어갔다. 특히 이순간 빛났던 것은 실점 후 공격에 치중하려던 울산에게 단 한번도 제대로된 공격 기회를 갖지 못하게 만든 수원의 수비 조직력.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유명한 김대의는 그에 못지 않은 탁월한 수비력을 과시하며 놀라움을 선사했고 중앙 미드필더 이병근은 상대 공격의 예봉을 미리부터 하나하나 끊어가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더이상의 활약은 없을만큼 완전 무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울산의 떠오르는 미드필더 이호는 이병근에게 가로막혀 아무것도 할수 없었고 공세의 중심이 막혀버린 울산은 전재운을 비롯한 공격진으로 어떤 공격 시도도 이어갈 수 없었다. 울산의 왼쪽은 수원의 오른쪽 공격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울산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후반 25분, 김대의에 가로막혀 이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김진용을 빼고 수호자를 투입하는 울산. 하지만 이날 제대로 컨디션이 물이 오른 수원 선수들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울산의 공격 시도는 모두 차단됐고 곧바로 수원의 공세로 이어졌다. 하지만 울산 역시 이를 끈질기게 저지해들어갔다. 그렇게 공방전 속에 경기는 결정적인 장면없이 이어졌다.

후반 27분, 오랜만에 이호의 중거리슛이 매섭게 불뿜었으나 크로스바를 넘겼다. 수원은 마르셀-김동현, 김동현-나드손으로 이어지는 공격으로 응수했다. 후반전도 종료 시점이 다가 오고 최성용을 빼고 조성환, 나드손을 빼고 고창현을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가는 수원.

하지만 울산도 후반 종료를 앞두고 한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았다. 후반 38분, 문전 혼전 중에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이진호가 슛팅 기회를 잡았고 골키퍼를 바로 앞에 두고 때린 슛팅은 김대환 골키퍼의 기적같은 선방으로 가까스로 처리됐다. 시종 경기를 주도하다가 단 한번의 실수로 승리를 놓칠뻔 했던 수원.

오랜만에 경기장에 나서 감을 찾지 못하던 고창현은 전방에서 다소 실수를 범하며 후반 종료를 앞두고 우르모브와 다시 교체되어나갔다. 결국 후반 종료까지 침착하게 방어에 성공한 수원은 또 한번 1:0의 승리를 낚아내며 파죽의 3연승을 찍고 후기리그 1위, 전후기 통합 순위 1위라는 방점을 찍었다.

나드손은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로 다시 이전의 킬러 본능을 되찾았고, 그의 짝 마르셀 역시 이젠 컨디션을 완전히 되찾은 모습. 김동현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수원의 브라질 용병 공격수들 못지 않은 파괴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수원이 거둔 이 중대한 승리의 밑거름이 미드필드 라인에서 철통같은 수비력을 과시한 이병근, 김대의, 최성용에게 있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선수들 전원이 혼연일체가 된 승리로 올 시즌 K리그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선 수원은 오는 31일 대구 원정 경기에 나선다.
수원, 3연승 찍고 후기리그 1위 등극
훌륭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 김대환 골키퍼/PawPhoto
-경기결과-

수원 1-0 울산
--> 득점: 나드손(전반 34분)

-수원출전선수명단-

GK: 김대환
DF: 곽희주, 박건하, 무사, 최성용(후37 조성환)
MF: 이병근, 김진우, 김대의
FW: 마르셀, 나드손(후38 고창현), 김동현
스포츠인터렉티브 한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