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울 딛고 6위로 점프
2004.10.0312554

수원, 서울 딛고 6위로 점프
부임 후 FC서울전 첫 승을 올린 차범근 감독/PawPhoto
수원이 추석 연휴 반납 합숙 훈련의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수원삼성블루윙즈는 3일 빅버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후기리그 5차전에서 나드손과 김두현의 합작골로 1-0 승리를 엮어내며 후기리그 우승을 향한 전망을 밝혔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했고 2승 1무 2패로 랭킹이 10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승점 면에서 1위 전북과 2점차, 2위 서울과 1점차, 3~5위 팀과는 동점이어서 후기리그 우승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원은 서울전에도 2-1 짜릿한 승리를 만끽했던 지난 전남전과 마찬가지로 3-5-2 시스템으로 나섰다. 부동의 수문장 이운재가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곽희주-조병국-무사가 3백으로 견고한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그 위로 중앙 미드필드에는 '수원의 살림꾼' 김진우와 '국가 대표팀의 기대주' 김두현, '폭주기관차' 최성용과 이병근이 투입되었다. 발빠른 김대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수원 공격의 쌍두마차 나드손과 마르셀을 지원했다.

최전방에는 지난 전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예의 골 감각을 회복한 나드손과 장신의 공격수 마르셀이 나섰다.

수원을 상대하는 FC서울 역시 3-5-2 시스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박동석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김치곤-이정열-박정석의 3백, 히카르도와 한태유가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하고 좌우측 풀백으로 올림픽 대표팀 출신의 김동진과 최원권이 나섰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브라질 출신의 푸마갈리가 김은중, 산타나의 투톱을 보좌했다.
수원, 서울 딛고 6위로 점프
전반전 - 서울을 위협한 나드손의 질주, 최원권을 내세운 서울의 반격

본격적으로 가을로 들어선 날씨에 경기장은 쌀쌀했고 선수들은 대체로 긴팔을 입고 나섰다. 경기 초반, FC서울이 김은중과 최원권의 활발한 몸놀림을 앞세워 거칠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기회는 수원에게 먼저 찾아왔다.

전반 4분, 서울이 수비에서 공세로 전환되는 순간 김두현이 이를 재치있게 커트, 곧바로 나드손에게 연결했고 나드손이 이를 잡고 페널티 에어리어로 진입하기 직전 벼락같은 슛팅을 작렬시켰으나 아슬아슬하게 골포스트 좌측을 빗겨가며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전반 10분에는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서울의 최원권이 우측 사이드 후방에서 시도한 프리킥이 히카르도에게 연결되었고 히카르도는 이를 논스톱 크로스로 연결, 서울 공격수의 머리에 닿기만해도 골문을 가를 것 같이 정교했던 크로스는 수원 수비의 선방으로 골문을 벗어났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최원권의 킥이 한태유의 머리로 연결됐고 정확히 임팩트된 볼은 다행히 이운재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

이날 노란색으로 새롭게 염색을 하고 나타난 나드손의 플레이는 대단했다. 서울에게 한차례 공세를 당한 수원은 나드손이 특유의 현란하고 스피디한 돌파로 거침없이 서울의 수비라인을 향해 진격해들어갔고 서울은 이를 파울로 저지할 수 밖에 없었다. 푸마갈리는 나드손의 돌파에 결국 거친 테클을 가하며 경고를 받았다.

한편 서울은 오랜만에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최원권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시종 활발한 몸놀림에 모든 킥을 전담하며 공수의 핵으로 활약한 그는 산타나, 김은중과도 좋은 호흡을 보이며 오른쪽 라인으로 서울의 공격 무게 중심을 가져왔다.

양 팀의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반 32분, 김두현이 좌측으로 빠져들어가는 김대의에게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연결했고 질풍같은 스피드에 완벽한 볼트래핑으로 좌측 사이드를 지배한 김대의가 볼을 낚아채고 들어가며 크로스 연결, 나드손이 이를 껑충 뛰어올라 떨궈줬지만 수원 공격수가 미쳐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쇄도해 들어오지못하며 찬스가 무산됐다.

이후 나드손의 원맨쇼가 계속됐다. 좌측라인에서 멋진 드리블로 깊숙히 파고 들었다가 크로스 하는척 빠져나오면서 직접 중거리 슛팅을 연결한 것이 골문 옆으로 빗나갔고, 좌측 라인을 현란한 개인기로 무력화 시키며 들어가 연결한 날카로운 크로스는 아쉽게 수비의 선방에 가로 막혔다.

이어서 전반 15분, 김진우가 우측 후방에서 왼발로 길게 연결한 크로스가 정교하게 서울의 수비 진영을 헤집고 마르셀의 머리를 찾아 날아갔다. 하지만 마르셀의 헤딩이 어긋나면서 완벽한 기회를 다시 한번 잃어버린 수원. 이어서 김대의가 하프라인에서 부터 거침없이 돌파해들어가면서 시도한 중거리슛이 아쉽게 골문 옆으로 빗나갔고 전반 38분에는 필드의 좌우전후로 논스톱 패스를 수차례 자유자재로 주고받다가 열린 공간에 서있던 김두현에게 마무리 패스, 김두현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으나 키퍼의 선방에 가로 막혔다.

10여분간 이어진 수원의 총공세가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서울이 전반 종료를 앞두고 다시 한번 공세의 파도를 이어갔다. 후반 42분,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바로 앞의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은 서울. 거듭 예리한 킥을 시도하던 최원권이 이를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전반 45분에는 우측에서 최원권의 크로스를 처리하기 위해 이운재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뛰어나왔지만 펀칭 미스, 떨궈진 볼을 산타나가 오버헤드킥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헛발질, 문전에서 일대 혼전이 벌어졌지만 수원 수비들이 침착하게 걷어냈다. 결국 팽팽한 공방전 끝에 0-0으로 전반전은 마무리됐다.
수원, 서울 딛고 6위로 점프
후반전 - 거센 공세의 결실, 김두현 헤딩골 작렬!

후반전 시작과 함께 서울은 부진했던 푸마갈리를 빼고 정조국을 투입한다. 김은중과 정조국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산타나를 후방으로 배치한 서울.

후반 시작을 김두현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열었지만 서울은 후반 6분, 이날 경기에서 가장 좋은 기회를 맞았다. 후방으로 내려와서 더욱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던 산타나, 우측에서 오버래핑해 들어오는 최원권을 향해 센스있게 침투 패스를 연결했고 완전히 자유롭게 우측에서 기회를 잡은 최원권은 중앙으로 쇄도해 들어오는 김은중에게 패스, 김은중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이운재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았고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으나 절묘하게 골 포스트를 감고 돌아 가며 아웃되고 말았다. 골이나 다름없었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던 수원.

위기를 맞은 수원. 전반에는 최성용, 이병근의 좌우 윙백이 적극 공격에 가담하면서 3백을 운용했으나 후반에는 이 둘이 수비 라인에 적극 가담하면서 김동진, 최원권이 치고 들어오는 좌우측면 배후 공간을 막아서고 3백의 중심에 있던 조병국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끌어올리며 산타나를 마크하게 했다. 특히 주장 이병근은 김동진을 끈질기게 막아서며 그의 활약을 완전히 봉쇄했다.

후반 9분, 나드손이 전반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마르셀은 전반부터 거듭된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며 공세의 물꼬가 쉽게 트이지 못하자 수원은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마르셀을 빼고 김동현을 투입한 것.

후반 13분, 기세가 오른 서울의 공세는 계속됐다. 최원권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연결받은 산타나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볼 트랩, 이것이 공중으로 떴고 이를 지체없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다소 빗맞으면서 골문 옆으로 나가는 볼. 제대로만 맞았다면 이운재 골키퍼도 꼼짝할 수없었던 위기였다.

하지만 몸이 풀린 김동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서울 수비 진영에 균열을 만들기 시작했고 다시 공세 주도권은 수원에게로 넘어왔다.

후반 22분, 김두현이 좌측면에서 찬 프리킥이 수비벽을 맞고 흘렀고 이를 다시 잡은 김두현이 예리하게 크로스 연결, 박동석 골키퍼의 키를 넘겨간 볼이 김동현에게 이어졌고 김동현은 이를 재치있는 힐패스로 중앙으로 연결, 골문이 비어있는 상황에서 김대의는 김동현의 힐패스를 미처 예측하지 못해 이를 놓치고 말았다.

다시 공세 주도권을 쥐자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최성용을 빼고 우르모브를 투입하는 수원. 현재 19골 20어시스트로 20-20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둔 우르모브는 결연한 표정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서울도 지친 산타나를 빼고 이준영을 투입하며 김은중을 정점으로 두고 좌우로 정조국, 이준영을 포진시킨 3톱으로 공세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후반 26분, 수원의 압박에 기가 질린 탓인지 난데없이 볼을 잡고 전진하던 히카르도가 넘어졌고 이를 바로 낚아챈 김두현이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긴 로빙 슛을 시도, 하지만 골대 마저 넘겨버렸다. 이어서 후반 31분에는 김두현이 직접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치고들어가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작렬시켰으나 간발의 차이로 크로스바를 가로지르는 볼. 나드손이 전반전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김두현은 점차 탄력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김두현이 결국 해냈다.

후반 37분, 우르모브가 좌측에서 돌파해들어가면서 예리한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것이 그대로 박동석의 위를 지나쳐 오른쪽으로 흘러나갔다. 이를 잡은 이병근은 지체없이 중앙으로 크로스 연결, 오래간 침묵하던 나드손이 이것을 곧바로 오버헤드 킥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골문을 비껴날아갔지만 김두현이 번개같이 달려들며 헤딩슛, 그대로 골문을 강하게 찌르는 볼! 1:0! 거듭 멋진 슛팅으로 서울의 문전을 위협하던 김두현이 머리로 골을 결정지었다.

전반전에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다가 후반에 침묵했던 나드손도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오늘의 활약에 보답을 받은 셈.

김동현이 정력적인 몸놀림으로 전방에서 수비라인의 틈새를 열어주고 우르모브와 이병근이 좌우를 크게 흔들며 김진우, 김두현과 연계하여 현란한 패스웍으로 서울을 유린하는 공격을 거듭 시도하더니 결국엔 결실을 맺은 것. 경기 종료가 가까와지는 와중에 터진 선제골, 완전히 기세가 오른 수원. 여유롭게 경기를 진행하는 가운데 후반 41분, 정조국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정교하게 찼지만 이운재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히며 탄식했다.

종료를 앞두고 흔들리던 히카르도를 빼고 박용호를 투입해보는 서울. 수원은 공격수 나드손을 빼고 박건하를 투입하며 수비를 더욱 튼실히 했다. 후반 막판 서울은 총공세를 펼쳐보았지만 김대의를 필두로 한 역습에 번번히 당하기만 했고 결국 추가시간 3분이 훌쩍 지나고 그대로 1:0으로 경기 종료! 수원이 서울을 제압하고 후기리그 두번째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FC서울과 두 차례 맞붙어 1무 1패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억울하게 열세의 전적을 보였던 수원은 이번 승리로 지난 패배를 깔끔하게 되갚았다.

FC서울을 제압하고 상승 탄력을 받은 수원은 오는 6일 부산 원정 경기에 나선다.
스포츠인터렉티브 한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