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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부상에서 돌아온 팀의 숨은 살림꾼"

2002.08.14 | VIEW : 9196

김진우,
 수원삼성의 숨은 살림꾼 김진우(27).

 김진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수원삼성의 허리진을 책임지는 미드필드진의 실질적인 리더이다. 중앙에서 수원삼성의 공수라인을 조율해주며 팀의 정신적인 리더역할까지 수행했던  김진우는 2001년 부산과의 경기에서 입었던 인대부상으로 인해 최근까지도 고생했었다.

 정규리그 개막한 이후에도 한동안 부상후유증으로 고전했던 김진우는 최근 경기에서 전성기의 기량에 많이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며 수원삼성의 2연승을 견인했다. 수원삼성으로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의 온갖 궂은 일을 처리하는 김진우의 회복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다음은 수원삼성 블루윙즈 숙소에서 가진 김진우와의 인터뷰.

- 오랜 부상에서 돌아와 다시 팀의 중심으로서 활약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몸이 완전하지는 않다. 그 동안의 부상공백이 컸기 때문에 아직까지 힘들다. 지난 시즌 9월 2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왼쪽 인대가 늘어났는데 빨리 복귀하려고 서두르다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동계훈련 마치고 2월에 제주도에서 열렸던 아시안클럽컵 동부지역 4강전에 나갔다가 또 다쳤고 쉬다가 몸이 좀 만들어져서 4월에 아시안클럽컵을 위해 이란에 갔는데 비행기를 탈 때부터 안 좋았다.(웃음) 그래서 또 좀 쉬었고.

 지금은 몸 컨디션이 많이 회복됐다. 처음 정규리그 시작할 때에는 체력이 많이 딸리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아직도 게임감각이 완전하지는 않은 것 같다.

- 계속되는 부상으로 마음고생도 심했을텐데.

 처음보다는 끝에 오니까 더 힘들었다. 차라리 계속 부상이었으면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데 회복됐다가 또 다치고, 나을 만 하면 또 다치고...부상과 회복이 반복되니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 정규리그 초반 수원삼성이 의외로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다른 팀들보다 게임수가 많았다. 더군다나 적응하기 어려운 중동지역에도 다녀오고. 체력적인 면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힘든 점이 있었다. 또한 부상 선수들도 많았고 새로운 선수들과의 조화도 다소 떨어졌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 신구 조화가 점차 좋아지고 있고 (고)종수나 데니스 등 부상 선수들도 회복됐다. 또한 가비도 이제는 팀에 적응한 것 같고. 앞으로의  수원삼성을 기대해 달라.

- 수원삼성의 초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김진우 선수의 부상 후유증을 꼽는 축구팬들도 많다. 그만큼 팀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데.

 나 때문에 오히려 더 안된 것 같다.(웃음) 체력도 완전하지 않은데 들어와서.(웃음) 공격적으로는 팀에 큰 도움은 주지 못한다. 다만 수비쪽으로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웃음) 사실 내가 있거나 없거나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선수들이 얼마나 뭉치느냐, 얼마나 전술을 이해하고 감독님의 요구를 따라가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 누구보다 팀내 공헌도가 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지.

 공을 잘 차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웃음) 아무래도 골 넣는 사람이나 공격 쪽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사실이다. 뭐 수비선수들도 골 잘 넣으면 관심을 받지 않을까? (웃음)

- 항상 4-4-2 시스템을 사용하던 수원삼성이 최근 3-5-2 시스템으로 변화를 줬다. 적응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는가?

 전술이라는 것이 원래 숫자놀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적응하는데 그다지 어려운 점은 없다. 그래도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3백을 사용한지 몇 게임 안되지만 수비가 좀 더 두터워진 듯 하다. 3백 위에 포진한 양 윙백이 수비시에는 수비에 가세함으로써 5명의 수비라인이 이루어진다. 또한 양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없어지는 대신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둬서 중앙 허리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 김호 감독님이 김진우 선수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사항은 어떤 것인가?

 어느덧 나도 중고참이 됐다.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잘 다독여서 팀을 잘 이끌어주기를 원하신다. 또한 내 포지션에서 팀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수비쪽에 신경써주고..뭐 이런 부분들이다. 그런데 감독님의 요구를 못 따라가고 있다.(웃음)

-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에는 만족하는지? 그 포지션에서 갖춰야할 조건은?

 만족한다. 나한테 가장 맞는 포지션인 것 같다. 음..갖춰야할 조건은..수비를 잘해야 한다.(웃음) 수비할 때나 공격할 때나 각각의 라인이 있다. 그 라인을 잘 맞춰주는 팀이 조직적이고 강한 팀이 된다. 그런 라인의 조율을 중앙에서 잘 해줘야 한다. 공격할 때도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가기보다는 공격수들의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 수비할 때는 미드필드에서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고, 역습을 당하지 않게 끊을 것은 끊을 줄 알아야 한다.

- 그래서 그런지 김진우 선수가 K리그 역대 최다반칙 1위를 달리고 있더라.(웃음)

 그런가? 지금도 1위인가?(웃음) 99년에 내가 반칙 1위를 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역대 1위인지는 몰랐다.(웃음) 요즘은 반칙 많이 안하고 게임도 많이 안 뛰었는데.(웃음) 앞으로 더 많이 해서 기록을 경신하겠다.(웃음)

 99년 수원삼성이 전관왕을 할 때 반칙을 굉장히 많이 했다. 그 덕분에 팀 성적은 좋았다.(웃음) 그러나 나는 쓸데없는 반칙이나 과격하고 상대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그런 반칙은 하지 않는다. 팀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반칙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적극성이나 투쟁심과도 관계된 것이고.

 어떻게 보면 김진우가 왜 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인지를 나타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수원삼성의 팀 이미지나 전술은 매우 세련됐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왠지 다소 유약하다는 느낌, 또는 근성이 약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중앙에서 확실히 팀을 조율하고, 팀원들을 다독거리고, 때로는 반칙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고 근성있는 플레이를 하는 김진우의 존재가 더욱 돋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필자 주)

- K리그에서 특별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나 팀이 있는지.

 전부 까다롭고 힘들다.(웃음) 각자 자기들만의 특징과 능력이 있으니까. 그냥 저 선수는 잘한다 못한다 이런 생각만 한다. 같은 포지션에서는 성남의 (김)상식이도 잘하고 이번에 스타로 부상한 (김)남일이도 잘한다.

- 경기를 보면 심판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동료들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던데.

 그 상황에서 나까지 같이 흥분하면 팀은 끝난다.(웃음) 고참급 선수들에게는 그런 게 있다. 정원이형이나 기형이, 건하형 등도 선수들을 무마시키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상황에서 고참급 선수들까지 같이 흥분하면 게임은 끝난다.

- 팀내에서 특별히 호흡이 잘 맞는 선수가 있는가?

 음..팀이 잘할 때는 모두 잘 맞고, 못할 때는 모두 안 맞고..그렇다.(웃음) 미드필드에서의 호흡은 아무래도 종수와 잘 맞는 것 같다. 공격적으로 아무래도 유리하니까. 그런데 종수도 좀 많이 뛰어줘야 하는데.(웃음) 지금의 종수는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아서 많이 뛰지 못한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월드컵 이후 K리그의 인기가 폭발적인데, 느낌이 어떤가?

 사우디의 알 히랄과의 아시안 수퍼컵을 벤치에서 지켜봤는데 정말 놀랐다. 월드컵이란 것이 국민들에게 축구란 것을 이렇게 인식시켜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월드컵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았고 고마웠다. 지금은 그 때보다는 약간은 떨어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홈경기를 하는데도 홈팀을 응원하기보다는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한다는 점이다. 저번 수원에서 열렸던 전남전에서 우리가 졌는데도 이겼다고 기뻐하는 팬들이 많이 보였다. 여기가 전남홈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이런 부분이 다소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래도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시는 것은 너무 고맙다. 아직 선수들의 수준이 월드컵으로 인식이 높아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데 빨리 따라가야 팬들이 계속 경기장을 찾을 것 같다.

- 99년 골대 뒤를 완전히 뒤덮은 그랑블루 서포터의 모습은 전율이었다. 한동안 주춤하던 서포터들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데 선수로서 느낌이 어떤지.

 그렇다. 99년 그랑블루 서포터들은 정말 대단했다. 우리들도 신이 나서 결국 전관왕을 했지 않은가.(웃음) 월드컵 영향으로 최근에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카드섹션도 하고 조직적으로 열심히 응원을 해준다. 정말 보기 좋고 힘도 더 나고 그렇다. 그렇게 열렬히 응원해주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 어느덧 팀내에서 고참급 선수가 됐는데 젊은 신예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실력이 있으니까 들어온 것이고 좋은 여건에서 축구를 하고 있으니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 월드컵대표 선수들보다도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인기 끌었다고 거만해지지 않고 성실하게 선수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고.

- 어린 선수들 중 김진우 선수의 뒤를 이을만한 선수가 눈에 띄는지.

 능력들은 내가 그 나이였을 때보다 훨씬 뛰어나다. 손대호, 김두현, 손승준 등의 선수들은 앞날이 기대된다. 이들보다 더 어린 선수들 중에도 괜찮은 선수들이 많고.

-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아직까지 팀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팀에 많은 도움을 줘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선배들을 잘 따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우승했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서포터들과 수원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먼저 서포터들에게 너무 고맙다. 아까도 말했듯이 팀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경기장을 찾아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수원 축구팬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홈에 대한 인식을 좀 가져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것은 좋은데 그래도 홈팀에 대한 관심과 성원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

스포탈 이상헌 기자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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